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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이론서

[생각에 관한 생각] #15 적은걸 많다고 생각하는 시스템 1

by DWOOK 2022. 6. 18.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시스템 1은 통계를 이해하지 못하며, 대표성 어림짐작으로 오류 투성이의 확률을 추정한다. 하지만 시스템 1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확률에 더 취약하며, 적은 것을 많다고 착각하고 모순을 선택한다. 결국 깨닫게 되는 것은 역시나 시스템 1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지와 확률 영역에서는 시스템 2의 논리가 필수라는 것이다.

 

 

 

이번글의 요약

 

1. 시스템 1의 직관은 구체적인 사건일 수록 가능성(확률)이 높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건일 수록 확률은 더 낮다.

 

2. 시스템 2의 논리가 시스템1을 이기는 경우는 같은 범주에 있는 사건의 가능성을 비교할 때 이다.

 

 


 

 

1. 시스템 1의 직관은 구체적인 사건일 수록 가능성(확률)이 높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건일 수록 확률은 더 낮다.

 

 저자는 시스템 1이 얼마나 모순적 판단을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실험 하나를 제시한다. 시스템 1의 어림짐작 판단이 논리와 양립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실험 당시 1980년 대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자면, 대학은 급진적이고 정치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실험 참가자들은 '린다' 라는 인물 묘사를 보고, 여덟 가지 시나리오 중 린다와 가장 어울리는 순으로 우선순위를 정했다. 참가자의 일부는 대표성에 따라, 일부는 확률에 따라 순위를 매겼다. 

 그리고 시나리오 중 여성운동과 같은 당시 시대를 드러내는 표현이 나타나는데 당시 여성유권자동맹에 가입하고 여성운동에 참여하는 것은 그다지 어색하지 않았다는 것을 참고하자. 

 

[린다는 31세의 미혼 여성으로 직설적이고 아주 똑똑하다.

철학을 전공했다. 학생 때는 차별과 사회 정의에 깊은 관심을 보였고, 반핵 시위에도 참여했다.]

 

 

    [시나리오]

  1. 린다는 초등학교 교사다.
  2. 린다는 서점에서 일하고, 요가 수업을 듣는다.
  3. 린다는 여성운동에 적극적이다.
  4. 린다는 정신보건 사회복지사다.
  5. 린다는 여성유권자동맹 회원이다.
  6. 린다는 은행 창구 직원이다.
  7. 린다는 보험 영업사원이다.
  8. 린다는 은행 창구 직원이고, 여성운동에 적극적이다.

 

 린다와 어울리는 시나리오는 '여성운동에 적극적이고', '사회복지사' 혹은 '초등학교 교사' 이며, '보험 영업 사원', '은행 창구 직원' 과는 매치가 잘 안된다. 하지만 시나리오 중 관심있게 봐야할 포인트는 린다가 '은행 창구 직원' 과 '여성운동에 적극적인 은행 창구 직원' 중 어느 시나리오에 잘 어울리는지 답을 해보는 것이다.

 

 실험의 참가자는 한결같이 '여성운동에 적극적인 은행 창구 직원'이 더 잘 어울린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유는 린다와 여성운동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은행 창구 직원과 여성운동을 연관 짓기 어렵기에 린다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지만, '여성운동'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하여 더 설득력 있는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제 반전을 보여주겠다두 시나리오의 확률을 비교하면 '여성운동에 적극적인 은행 창구 직원'일 확률이 '은행 창구 직원'보다 반드시 낮아야 한다. 어떤 사건이 구체적일 수록 교집합이 생기며 확률은 낮아진다. 린다 문제는 대표성 어림짐작과 확률 논리가 상충되는 경우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항상 강조되는 점은 확률을 전공하는 수많은 전문가들도 어림짐작 실수를 어김없이 범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문가, 일반인 상관없이 직관은 확률 추론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확연히 보여주며, 시스템 2의 중요성을 다시 느낄 수 있다.

 

 린다 문제에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시스템 1의 대표성 어림짐작과 결합 오류이다. 결합 오류란, 사건들이 중첩될 수록 확률은 낮아지는 논리 규칙을 적용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오류다.

 

 린다 문제처럼 은행 창구 직원일 확률보다 은행 창구 직원 + 여성운동 적극적인 확률이 더 낮아지는 논리적 규칙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시스템 1의 대표성 어림짐작이 시스템 2의 확률 논리 추론을 이긴 것이다. 구체적일 수록 그럴듯해서 설득력은 생기지만, 확률은 그 반대라는 것과 직관은 설득력에 휘둘려 모순을 선택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2. 시스템 2가 시스템1을 이기는 경우는 같은 범주에 있는 사건의 가능성을 비교할 때이다.

 

 특정 사례에서 시스템 2의 논리가 시스템 1의 직관을 이기는 경우가 있다. 린다의 시나리오 중 은행 직원이 포함된 두 가지 시나리오만 제시되었을 때 이다.

 

 8 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될 때는 ‘영업사원’ 시나리오가 끼어들어 '은행 창구 직원'과 '여성운동에 적극적인 은행 창구 직원'을 따로 비교하도록 만들었으나, '은행 창구 직원'과 '여성운동에 적극적인 은행 창구 직원' 단 둘만 비교하는 경우에는 시스템 2의 논리가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확률과 통계를 다뤄야할 때 같은 범주에 있는 사건을 비교해야 어림짐작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어렵겠지만 연관된 데이터끼리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할 것이며, 기준이 논리적인지를 시스템 2로 점검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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