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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이론서

[생각에 관한 생각] #2 두 시스템의 등장 인물

by DWOOK 2022. 5. 15.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우리의 생각은 이성적인 생각과 무의식적(직관)인 생각 두 가지로 나뉜다. 쉽게 우리의 자아는 이성적인 자아와 무의식적인 자아 2가지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이 챕터에서는 두 인물에 대해서 알아 볼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생각(=자아)을 이제부터 '시스템'이라고 부를 것이며,

무의식의 직관적인 '시스템 1'

이성적인(논리적) '시스템 2'로 구분할 것이다.

각 시스템이 무엇인지와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두 시스템은 어떤 관계인지 알아볼 것이다.

일상적인 사례들을 기반으로 이해해보자.

 

 시스템 1에 대한 사례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웃는 표정, 찡그린 표정을 보고 어떤 기분인지 순식간에 알아채며, 이 사람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지 어렵지 않게 예상해볼 수 있다. 카페에 한 커플이 앉아있고, 이들은 서로 한 마디 말도 없고 인상을 찡그린 채 핸드폰만 하고있다. 커플을 보자마자 무슨 생각이 드는가? 이러한 예측은 나의 노력없이 저절로 작동한다. 이것은 '빠르게 생각하기'의 한가지 사례이며, 노력없이 나도 모르게 작동하는 생각을 '시스템1'이라고 칭할 것이다.

 

 시스템 2에 대한 사례이다.

 오늘 처음 본 사람의 핸드폰 전화번호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이것을 외우는 상세 과정은 중간 번호부터 마지막 번호까지 외우고, 번호들을 계속 곱씹으며 느리게 생각하기에 돌입한다. 이는 신중하고 집중해야 하는 정신노동으로 '느리게 생각하기'의 대표적 사례이며,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생각을 '시스템2'라고 칭할 것이다.

 

 위 사례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듯이 인간의 정신은 두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두 정신 체계는 시스템 1과 시스템 2이다. 시스템 1은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작동하며, 노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고, 스스로의 통제가 불가하다. 시스템 2는 집중과 노력이 필요한 정신활동이다. 흔히 주관적 행위, 집중, 노력과 관련되어 행동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굉장히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시스템 2로 착각하지만, 사실은 우리의 인생의 주연은 시스템 1이다. 이후에도 설명하겠지만, 시스템 2에 필요한 정신적인 노동인 집중은 한계가 있으며 실제로 우리 삶 중 시스템 2의 비중은 크지 않다. 우리 인생의 대부분을 채우는 아주 사소한 선택과 행동들이 시스템 1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시스템별 추가 사례 몇 가지만 짚어보면 두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용이하다.  

 

시스템 1

갑자기 큰 소리가 난 방향을 알아내고 그곳을 쳐다본다. 

통화 중 상대방의 목소리만으로 상대방이 화났다고 직감한다. 

A의 다음 알파벳은?

한적한 산책길을 걸어간다.

차를 타고 이동 중 도로 옆의 광고판 단어를 읽는다.

 

시스템 2

달리기 출발선에 서서 출발 신호를 기다린다. 

평소보다 빠른 걸음으로 계속 걷는다. 

시험 문제를 푼다.

물건을 구매할 때 온라인, 오프라인 가격을 비교하고 평가한다. 

 

 위 사례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주의 집중 조절은 두 시스템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이는 본능적인 반응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주의를 집중하며, 자극을 준 요소들이 위험한지 아닌지를 의식적으로 판단한다. 큰 소리가 난 방향을 돌아보는 것은 시스템1이 작동한 결과이며, 큰 소리가 난 현장을 유심히 지켜보고 대피해야 할지 혹은 안전한지의 판단하는 행동은 시스템 2의 결과이다.

 

 하지만 시스템2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차이점이 있으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시스템 2를 온전히 수행하기 어렵다. 위 시스템 2 예시를 수행하는 중에 누군가 나의 어깨를 톡톡 치며 나를 부르면, 나의 집중력은 산만해지고 짧은 찰나일지라도 행동이 중단된다. 집중을 요구하는 시스템 2에는 제한된 예산이 있고, 지출이 예산을 넘어버리면 집중력은 파산하기 마련이다. 흔히 우리가 멀티태스킹이 어려운 이유이고, 설사할 수 있더라도 집중이 필요한 총합은 나의 한계치 이내에서 수행된다.

 

  집중의 한계를 보여주는 일상의 사례로 '게임의 승패를 결정하는 한타가 시작되면서 집중력이 최대로 발휘되고 있을 때(시스템 2의 예산 최대), 어머니가 "밥 먹어라!" 아무리 얘기(새로운 자극)해도 못 듣는 경우'다. 추가로 연구 사례인 <보이지 않는 고릴라> 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평소라면 인지했을 자극이지만, 집중력이 극대화되면 그 자극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연구이다. 실험은 농구를 하는 검은 팀, 하얀 팀의 경기를 보며, 검은 팀은 무시하고 하얀 팀원들이 패스를 몇 번이나 하는지 카운트해야 했다. 이는 굉장한 집중력을 요구했다. 경기의 중간이 지났을 때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등장하여 화면을 가로질러 다니며 가슴을 치고는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고릴라는 9초 동안 등장했으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스포츠 경기를 보는 중간에 이러한 자극이 들어오면 누구나 인지한다. 하지만 수천 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그중 절반이나 고릴라라는 자극을 눈치채지 못했다.

 고릴라 연구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시사하는데, 첫 번째는 집중하면 눈에 띄는 점을 못 볼 수 있는 점, 두 번째는 우리가 못 본 것을 모른다는 것이다.

 

 

 두 시스템은 상호작용을 한다. 우리가 깨어있는 시간에는 시스템 1, 2가 항시 작동하며, 시스템1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하고, 시스템 2는 조금의 정신력을 소모하는 상태로 존재한다. 평상시에는 시스템 1에서 시스템2로 직관, 의도, 감정을 지속해서 전달하며, 이를 시스템2가 승인하게 되면 시스템1을 믿게 된다.

 

 하지만 이 두 시스템 간의 갈등도 발생하게 되는데, 시스템1의 직관에 반하는 시스템2의 행동이다.

 시스템 1에 의해 발생하는 자동 반응을 시스템 2로 통제하며 시스템 간의 갈등을 일으킨다. 예로는 긴장이 되는 순간에는 이를 통제하기 위해 심호흡을 하는 것이다. 시스템 1의 충동을 절제하는 시스템 2는 자기통제의 책임이 있다.

 

 마지막으로 두 시스템은 착각에 의해 충돌이 생긴다. 흔히 접하게 되는 착시현상이 그 예이다. 시각적으로는 착시를 일으키지만, 실제 현상은 보이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착시현상을 알게 되더라도, 시스템 1에 의한 직관은 달라지지 않는다. 즉 착시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은 시각뿐 아니라 생각에서도 유발된다. 이를 "인지 착각"이라 칭한다.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판사에게 마지막으로 선처를 해주시면 꼭 교화된 모습으로 사회에 보답하겠다고 한다. 다행히 법은 그렇지 않지만, 사람이라면 범죄자가 사죄하는 모습을 보며 선처를 해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다수의 전과를 가진 범죄자는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인지의 착각이다.

 인지 착각은 착시현상과 달리 우리가 스스로 인지하기 매우 어렵다. 그러한 사유는 여러 편향으로 인해 자기통제 역할을 수행하는 시스템2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경험을 통해 인지 착각을 제어하며 실수를 줄여나가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인지 착각에서 가장 중요하게 바라볼 점은 우리가 인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편향이 우리의 생각을 잠식하고 서서히 물들여가는 것이다. 인지 착각을 견제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이어가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이 될 수 있다. 방법은 이후 여러 사례를 통해 제시 될 예정이나, 실질적으로 우리 삶에 반영이 되기 위해선 '경험 이후의 기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이유는 경험에 의해 잘못을 인지하였고, 이를 고치기 위해 기록하고 있다. 세계에 수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조언을 해주더라도 나한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만약 생각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행동에 변화가 나타났는지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기록하고 행동하며 차근차근 발전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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