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으로 노력을 한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그리고 비합리적인 시스템 1 대신 시스템 2를 계속해서 작동시킬 수 없을까. 이번 글에서는 시스템 2가 작동할 때 나타나는 신체적인 변화와 시스템 2의 게으름과 최소의 노력 법칙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이번 글의 요약이다.
1. 정신 집중을 하게 되면 나타나는 동공의 변화
2. 시스템 2는 게으르며, 인간은 여유와 게으름을 추구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 법칙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시스템 2의 결정적인 특징은 의식적인 집중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특성 중 하나는 게으르다는 점이다. 책상 앞에 앉아 행동 반경을 제한하고, 공부를 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웠던 것이 시스템 2의 지독한 게으름 탓이다. 그렇기에 필요한 만큼의 노력을 하며, 앞서 말한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자기 통제가 필요하다. 자기 통제란 시스템 1의 무의식적인 행동과 직관을 의식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1. 정신 집중을 하게 되면 나타나는 동공의 변화
인간의 몸은 정신적으로 노력할 때 신체에 변화가 나타난다.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때 나타나는 신체적 변화로부터 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시스템 2가 제대로 일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카메라를 켜고 렌즈를 응시한 채 암산을 해보면 된다. 책에 나오는 암산법은 네 자릿수를 적은 다음 자리마다 더하기 1을 한 수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4 2 5 8이면 각 자리에 더하기 1을 하여 5 3 6 9라고 말한다. 이때 일정한 박자를 지켜가며 숫자를 말하면 카메라에서 신체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녹화된 영상을 관찰하면 집중하는 순간 동공이 확대되는 것을 볼 수 있고, 나 또한 실제로 따라 해보았을 때 암산하고 말하는 순간 동공이 확대되었다.
이는 더 이상 정신적 노력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동공의 크기를 지표로 노력의 정도를 나름 정략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오랜 시간 정신적으로 집중을 하게 되면 금방 허기가 지는 것 또한 단순 기분 탓이 아닌 실제 신체적 요구에 의한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2. 시스템 2는 게으르며, 인간은 여유와 게으름을 추구하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 법칙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시스템 2의 중요한 점은 한계 용량이 있다는 것이다. 정신적 한계에 도달하면 시스템 2는 가장 중요한 활동에 에너지를 우선 공급하고, 후 순위 작업을 하게 된다.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정신 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은 인간의 생물학적 역사를 통해 구축됐다. 예를 들어 친구와 대화하며 횡단보도를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차가 경적을 울리면, 대화보다 상황을 주목하고 대처하는데 정신을 온전히 집중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시스템 1이 끼어들어 우선으로 판단을 내린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직관에서 나온 판단이며 이는 자신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본능이 발현된 것이다.
시스템 2가 우선순위까지 정하며 동작하는 것을 언뜻 보면 굉장히 열심히 작동한다고 생각되지만, 사실 시스템 2는 원천적으로 게으르다. 그리고 게으름은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동일한 성과를 달성하고 싶어 하며, 경제학 관점에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취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흥미로운 점 하나는 인지 작용마다 시스템 2의 정신 용량을 소모하는 정도가 다르다. 주의를 기울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결과물과 시스템 2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자.
시스템 2의 중요한 능력은 다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정신적 준비"이다. 예를 들어 초코 송이를 먹으면서 개수를 세는 것이다. 평상시 하지 않는 행동을 준비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도 지속 노력을 유지해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실행 조절"이라는 말로, 준비의 시작과 마무리를 묘사한다.
나아가 시스템 2는 작업 방법이 바뀌는 순간 노력이 필요하며 시간의 압박을 받을 때는 더 심해진다. 두 자릿수 곱셈을 하게 될 때 곱한 수를 기억하고 나머지 수를 곱한 갑과 더하는 과정에서 숫자를 까먹지 말고 기억해야 하는 절차들 때문에 정신적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시스템 2의 능력은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번갈아, 시간의 압박에서 얼마나 수행을 잘하는지를 통해 판단 할 수 있다. 느리게 생각하는 시스템 2의 본성과 반하는 빠르게 생각하도록 하는 환경은 굉장한 부하를 시스템 2에게 가한다. 인간은 시스템 2의 한계와 게으름을 알기에 메모하며, 복잡한 단계를 단순하게 여러 작업으로 나누며, 천천히 여유를 가지는 최소 노력의 법칙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게으름을 인지하고 시스템 2를 작동시켜야 하며, 노력하는 중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게으름 또한 인지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어떤 것을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꾸준히 노력하되, 가치있는 노력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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